명절을 보내는 방식의 변화… ‘집에서 쉬겠다’ 42.9%
[홍주일보 김용환 기자] 민족 대명절 설날의 풍경이 점차 ‘고된 노동’에서 ‘함께하는 식탁’으로 움직이고 있다. 차례상을 채우기 위해 수십 가지 음식을 준비하던 모습은 점차 줄고, 그 자리는 가족의 입맛에 맞춘 집밥과 식탁 위의 대화로 채워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수도권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 명절 농식품 구매 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3.9%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설(51.5%)과 추석(62.5%)에 이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이유로는 여행 계획이 32.7%로 가장 많았고, 종교적 이유(25.4%), 차례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25%) 등이 뒤를 이었다. 차례 준비의 번거로움(14.2%)이나 경제적 부담(2.7%)을 꼽은 응답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명절을 보내는 방식의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30대 직장인 김아무개 씨는 “부모님 세대처럼 꼭 차례를 지내야 한다는 생각은 크지 않다”며 “설 연휴에는 가족과 식사 한 번 하고, 나머지 시간은 쉬거나 여행을 가는 쪽으로 계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휴 계획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설 연휴에 귀향하겠다는 응답은 47.3%로 절반에 못 미쳤으며, 집에서 휴식을 취하겠다는 응답은 42.9%, 여행을 떠나겠다는 응답은 9.8%로 나타났다. 이는 명절 연휴를 가족 방문 중심으로 보내던 과거와 달리, 휴식과 개인 일정이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북읍에 거주하는 심아무개(40대) 씨는 “5~6년 전부터 차례를 지내지 않고 있다”며 “대신 가족들과 식사 자리를 갖거나 여행을 가는데, 형식에 얽매이지 않다 보니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을 보내는 시간이 오히려 더 편안해졌고, 가족 간 대화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휴 기간 식사는 가정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응답이 73.5%로 외식·배달·포장(26.5%)보다 높게 나타났다. 모든 음식을 직접 준비하기보다는 간편 조리식이나 구매 음식을 활용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며, 설 연휴를 하나의 생활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소비 방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