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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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김선옥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6.02.05 07:15
  • 호수 928호 (2026년 02월 05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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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김선옥<br></strong>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br>칼럼·독자위원<strong></strong><br>
김선옥
테라폰 책쓰기코칭 아카데미 대표
칼럼·독자위원

세계 인구 약 82억 명 중, 과연 몇 명이나 자신이 기대했던 인생을 살고 있을까? 에세이《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의 저자 류시화 시인은 말한다. “삶은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이 기대한 것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라고. 

나를 설레게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입되는 것이 있는가? 이 순간에도 자신을 끌어당겨 당장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것이 있는가? 시인 루미가 말했다. “그대가 진정 사랑하는 것의 이상한 끌어당김에 말없이 따라가라. 그러면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하루하루 미루고 있는가? 진정 사랑하는 일이 있는데, 이미 늦었다고 머뭇거리고 있는가? 해 버린 일에 대한 후회는 날마다 작아지지만,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는 날마다 커져만 간다. ‘해야지’ 하면서 생각에 붙들려 있을 때,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고, 오늘을 놓치면 이미 놓친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그때 시작했어야 했는데”라고.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했으면 반복하여 행동으로 옮기고, 행동의 횟수가 질을 좌우하니 끝까지 가 보는 것,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수오서재/ 2023년 12월/ 18,000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지만, 종종 상실을 경험할 때가 있다. 삶이란 곧 상실이고, 상실이 곧 삶인 것이다. 이 진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평생 상실과 싸우며 살아간다면 삶이 매우 고달파지기 마련이다. 상실을 경험할 때 즉시 받아들이고, 불꽃을 태워서라도 견뎌내야 한다. 너무나 큰 상실로 삶의 불구덩이 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더욱 단단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이런 불타는 고난이야말로 삶을 한층 더 성장시킨다. 이렇게 상실 없는 삶은 변화할 수 없고, 변화 없는 삶은 성장할 수 없다. 인생이 우리를 세게 걷어차면 넘어지고, 또 걷어차여 고꾸라질지라도 또다시 일어나는 것이 인생이고 삶이다. 이것이 인간이 성장하는 방식이다. 예술가에게 상처를 입혀보라는 말이 있다. 그러면 그 상처가 걸작품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비할 데 없이 굴곡진 삶에서 인생길을 보여주기 위해 설상가상으로 길을 잃게 만들기도 하는데,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삶을 계획하든 삶은 다른 길을 준비해놓고 있다. 그 다른 길이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인 것이다. 시인 데이비드 화이트는 말한다.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 그 길은 자신의 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자신의 길로 여긴 타인의 길일 것이다. 자신의 길은 한 걸음씩 내디디면서 알아가야 한다. 영혼은 그 여행 자체를 좋아한다.” 그렇다. 삶은 자기 앞에 보이는 길이 아닌, 기대하지 않았던 길을 발견하는 것이고, 그 길이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인 ‘다른 인생’인 것이다. 그 다른 인생의 소중함을 알아차리고 누리는 것이 기쁨이고 행복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신은 우리에게 물을 것이다. 무엇을 사랑했고, 무엇으로 행복했느냐고. 그러면 당신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후회할 것이다. ‘그때 그것을 시작했어야 했는데’라고 말이다. 오늘도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가? 일상의 순간에 예술적 생명감을 불어넣은 사진작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은 “평생 삶의 결정적 순간을 찍으려 발버둥 쳤으나, 삶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했다. 로마의 공동묘지 입구에는 ‘호디에 미히, 크라스 티비’라는 라틴어 문장이 새겨져 있는데,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뜻이다. 죽음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는 불변의 진리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삶의 기쁨은 인생이 유한하다는 자각에서 시작된다. 이 유한한 삶에서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는 생각은 모두 던져버리고, 지금 일어나 사랑하는 것을 찾아서, 끌어당김에 말없이 따라가 죽을 만큼 그것에 빠져보자. 그러면 자신이 생각하지도 않았던 다른 인생을 만나게 될 것이다. 왜 자신이 계획한 인생이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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