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환대, 음미하고 감상하고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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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환대, 음미하고 감상하고 사랑하라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6.02.05 07:07
  • 호수 928호 (2026년 02월 05일)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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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신문이 추천하는 맛집] 〈28〉 예산읍 ‘메이트커피마켓’
커피·공연·반려동물의 공존

[홍주일보 예산=이정은 기자] 예산시장에서 도보 5분, 예산초와 근거리에 위치한 ‘메이트커피마켓(대표 서은혜)’은 실내가 오롯이 투영되는 통창 너머로 사뭇 다른 밀도의 풍경을 담고 있다. 기자의 눈에는 마치 숲속의 은둔자가 세상의 소란을 피해 정성껏 가꾼 정원처럼 보였다. 이곳이 안락한 은신처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서은혜 대표와 그의 반려견 ‘고은이’.

■ 타향살이 그리고 길에서 만난 인연
메이트커피마켓(이하 메이트)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고소한 커피 향과 함께 따스한 분위기가 전신에 끼얹어진다. 잇따라 서 대표가 만개한 꽃부리와 같은 환한 미소로 한 번, 그의 반려견 ‘고은이’가 꼬리를 흔들며 또 한 번 손님을 반긴다.

2019년 가을, 서 대표가 길에서 다친 고은이를 만나고 거두어 키우기 시작하면서 이곳은 자연스럽게 애견 동반 카페가 됐다. 그가 낯선 예산 땅에 뿌리를 내린 과정도 고은이와의 인연만큼이나 운명적이었다.

부산이 고향인 서 대표는 평소 시골살이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예산에 지인이 있어 자주 놀러 오던 중, 마음이 이끄는 대로 집을 구하고 무작정 예산에 자리를 잡았다. 

“제가 커피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해서 ‘그럼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카페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2018년 8월 1일, 메이트가 문을 열었다. 
 

기자 추천, 산뜻한 맛의 ‘오늘의 핸드드립’.

■ 메이트커피마켓의 커피는 무엇이 다른가
메이트에서는 커피 음료 12종을 비롯해 허브티 3종, 어린이 음료 3종, 핸드드립 2종, 과일 음료 7종, 시그니처 음료 5종, 디저트 음료 4종, 디저트 7종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으며, 매장에서 서 대표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생두는 ‘커피 리브레’, ‘모모스 커피’ 등 신뢰하는 생두 회사를 통해 들여와,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소량씩 볶는다.

“로스팅에서 제일 중요한 건 ‘감각의 깨어있음’인 것 같아요. 디지털화된 기계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서, 제 눈과 코를 믿고 감각으로 해요. 로스팅은 감각과 집중의 시간이에요. 그래서 제가 로스팅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 메이트에서는 낯설고도 독특한 ‘숯불 로스팅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숯불 로스팅은 배전도가 높은, 즉 고온 직화로 볶아내기 때문에 풍미가 깊고 스모키한 향이 특징이다. 이 뚜렷한 개성 덕분에 숯불 로스팅만 찾는 매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서 대표 또한 그 맛에 매료돼, 서울에 있는 제부가 숯불 전용 로스팅 기계로 볶은 원두를 받아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어 메뉴판에 있든 없든 가장 자신 있는 것을 묻자, 서 대표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핸드드립이요. 그리고 에스프레소가 들어가는 기본 커피 음료들이요.”

그는 기본에 충실하려 한다. 매일 커피를 내려 마시며 분쇄도를 조금 바꿔보고, 원두 양을 늘려보기도 한다. 매일 다른 맛을 탐미하고 음미하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면서.

■재료를 향한 고집으로 탄생한 신선한 메뉴
메이트의 메뉴판은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기준이 담겨있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 좋은 재료로 할 수 있는 메뉴를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밀크티도 파우더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티백을 만들어서 우려요. 많이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재료를 사용하는 걸 지향해요.”

이러한 원칙은 모든 메뉴에 적용된다. 아보카도를 아낌없이 넣어 에스프레소와의 조화를 극대화한 ‘아보카도 커피 스무디’와, 우유와 연유를 일절 넣지 않고 두유로 만든 ‘비건 팥빙수’는 메이트만의 특색을 보여준다. 
 

또 생각나는 맛, ‘잠봉뵈르’.

또, 건강한 재료로 구운 구움과자와 잠봉뵈르 역시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서 대표는 크로플을 제외한 모든 디저트류를 직접 만들고 있으며, 베이킹용 밀가루는 우리밀을, 달걀은 한살림·자연드림·아산 고랑이랑 등에서 판매하는 유정란을 사용한다. 식재료는 품목에 따라 발주를 통해 들여오거나, 과일류의 경우 홍동면에서 농사짓는 지인을 통해 직거래로 공급받으며, 필요에 따라 직접 장을 보기도 한다.


■ 라이브 공연으로 물드는 밤
이 카페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축은 음악 공연이다. 메이트에서는 재즈, 록, 포크, 알앤비, 뉴에이지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라이브 공연이 비정기적으로 펼쳐진다. 2018년 10월 첫 재즈 공연의 막을 올린 이래, 벌써 48회의 공연이 이곳의 밤을 채웠다.

서 대표가 꾸준히 공연을 기획해 온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과거 푸른숲발도르프학교(경기도 광주)와 간디학교(충북 제천) 등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했던 그는, 음악을 전공하거나 자신만의 고유한 선율을 찾아 나가는 제자들을 지켜봐 왔다. 

“제가 음악을 라이브로 듣는 것 자체를 워낙 좋아하기도 했지만, 음악을 하는 제자들에게 마음껏 노래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공연은 주로 토요일 저녁,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다.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거리에서 싱어송라이터가 자신의 영혼을 담아 내뱉는 날것의 음을 마주하고 감상할 수 있다. 

“아티스트 분들이 종종 ‘여기에서 공연하면 기운을 얻고 간다’고 말씀하세요. 집중되는 에너지, 즉각적으로 전해지는 반응과 공명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관객 분들은 ‘양질의 공연을 즐길 수 있어 고맙다’고들 말씀하세요. 카페로써의 메이트만 경험하다가 공연이 펼쳐지는 메이트를 보고 그 달라진 분위기에 놀랐다고도 하시고요.”

메이트에서는 오는 27일에도 길찬호·전호권의 라이브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자세한 소식은 인스타그램 계정(@matecoffeemarket)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서은혜 대표는 “메이트가 오랜 친구처럼 다정한 곳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누구나 나누고픈 것을 나누고 도움 주는 법을 배워가며 함께 즐겁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열려있는 공간이 되길 꿈꾼다”고 전했다.

향기로운 커피와 고은이의 눈인사, 그리고 가끔 들려오는 라이브 음악이 있는 이곳.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가 말했듯, 진정한 여행은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일지도 모른다. 예산읍의 이 작은 카페에서, 누군가는 커피 한 잔을 통해 또 누군가는 음악을 통해 세상의 소란에 내어주었던 자신의 속도를 되찾게 될 것이다. 기자가 그랬던 것처럼.
 

기자의 지인이 반려견과 동행했다.
기자 추천, ‘아보카도 커피 스무디’.
메이트커피마켓의 마스코트 ‘고은이’.
따듯한 분위기의 실내 풍경.
고즈넉한 골목이 내다보인다.

◆메이트커피마켓 메뉴
△에스프레소 3,500원 △아메리카노 4,000원 △카페라떼 5,000원 △참숯로스팅핸드드립 6,000원 △오늘의 핸드드립 5,500원 △Real과일주스 6,000원 △아보카도커피스무디 6,500원 △제주녹차라떼 5,500원 △다크초코퍼지브라우니 6,000원 △레몬버터케이크 5,000원 △잠봉뵈르 12,000원 


·주소: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리 587-1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전화번호: 041-967-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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